에세이

새해

PARK' S FOREST 2020. 8. 22. 17:10

 1 1일이다. 늘 똑같은 하루다. 똑같이 해가 뜨고 진다. 하지만 이 날은 모두 설레게 한다. 왜일까. 단순이 쉬는 날이어서 일까. 어쩌면 특별한 이 날 일기를 적으려 한다.

 

  많은 사람들이 떠오르는 해를 보며 소원을 빈다. 나도 물론 소원을 빌었고 같이 해를 보러 간 가족들도 소원을 빌었다. 그 소원은 과학과 종교를 초월한다. 아마 떠오르는 해를 보며 소원을 비는 건 우리 민족뿐일 것이다. 소원의 순수함에 감탄한다.

 몇 해 전부터 새해 첫 해는 가족, 동네 지인들과 같이 보러 갔다. 그들과 해맞이가 즐거운 이유는 해를 보고 난 뒤 아침부터 마시는 술맛 때문이다. 올해 도 마찬가지로 해를 보고 난 뒤 술판이 벌어졌다. 안주는 옻닭이었다. 옻닭의 크기와 맛에 놀랐고 그 추운 날씨에도 야외에서 술을 마실 수 있다는 거에 놀랐다. 참으로 인간과 닭은 놀라운 동물이다.

 아쉽게도 장염이 걸려서 술을 못 마셨다. 술로 녹이지 못한 내장을 옻닭 국물로 녹였다. 이렇게 좋은 안주를 두고도 술을 못 마시는 건 비극이다.

 술판은 1시간이 넘게 이어진다. 그들은 새해 덕담과 여러 이야기를 한다. 집값 문제, 동네 개발 문제, 다음 국회의 선거... 다행히 정치 이야기는 길게 하지 않는다. 아마 그들이 서로 친한 건 정치 이야기를 길게 하지 않기 때문일 수도 있겠구나. 그들의 지혜에 감탄한다.

 서로 술이 알딸딸 취하고 배가 부르면 각자의 집으로 돌아가 잠을 잔다. 잠을 잔 뒤  새해 첫 어업을 나가기도 하고 펜션 일을 하기도 한다. 백수인 나는 잠을 잔 뒤 개를 산책시키고  편하게 글을 쓴다. 내가 너무 편하게 사는 건 아닌가.

 

 올해는 작년보다 더 힘들 것이다. 국회의원 선거로 인해 국민들은 더 정신이 바빠질 것이다. 정치인들은 그들의 혼란스러움을 이해하지 못할 것이며 당선을 위해 동네 곳곳 소리를 지를 것이다. 아마 정치인들도 새해 첫 해를 보며 누구나 아는 소원을 빌었을 터이다.

 

 새해이니 저도 독자들께 덕담을 조금 해야겠습니. 여러분, 새해 복만으로는 안됩니다. 여러분이 열심히 해야 됩니다. 더 힘든 해가 될 겁니다. 존버 (존나게 버티는)하시길. 그래도 새해 복은 많이 받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