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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노이 노이바이 공항을 생각하며.

PARK' S FOREST 2020. 8. 18. 17:18

 하노이 노이바이 공항은 베트남인들의 많은 표정을 안고 있다. 그 걸 본 나는 슬프기도 하고 웃기도 했다. 덕분에 난 큰 인생공부를 했다.

 공항에서 본 첫 표정은 울고 있는 베트남 여성들이었다. 추측컨대 그녀들은 한국으로 결혼하러 가는 거 같았다. (여러 상황을 보니) 그녀들은 먼 외국에서의 결혼생활이 설레기도 하고 무섭기도 할 것이다. 아마 여러 매체를 통해 한국으로 시집을 간 베트남 여성들이 삶을 간접으로 접했을 수 도 있다. 그렇다면 한국에 여행 가는 기분은 확실히 아닐 것이다. 그녀들의 결혼 생활이 행복하길 간절히 기도 했다. 그것밖에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출국장에서 귀여운 베트남 소녀를 만났다. 소녀는 인천으로 가는 티켓을 들고 있었다. 소녀는 확실히 즐거워 보였다. 그런 때 묻지 않은 얼굴을 보면  행복하다. 소녀는 나의 표정을 보고 웃으며 사탕 하나를 내 손에 안겨주었다. 참으로 소중한 사탕이다. 

 면세점에서 그 소녀를 다시 만났다. 소녀는 내게 한국말로 “어? 또 만났네”라며 반가워했다. 한국말을 할 줄 알았던 것이다. 잠시 소녀와 이야기를 나눴다. 소녀는 한국에 일하러 간 아버지를 만나러 간다고 했다. 아버지가 한국에서 일을 하기 위해 한국어를 배울 때 옆에서 같이 공부해서  할 줄 안다고도 내개 말했다.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에 벌써 탑승시간이 됐다.  가방에 들어있는 과자와 사탕을 소녀의 손에 쥐어 준 뒤 비행기를 타러 갔다. 아쉬웠다. 소녀의 해맑은 표정이 아직도 선명하다. 여행의 끝맺음에 좋은 추억을 안겨 준 소녀에게 감사하다.

 

 나는 상이 한 베트남인의 두 표정을 보았다. 그들이 부디 한국에서 좋은 남편을 만나고 안전한 직장에서 일하기를 바란다. 소녀는 한국에서의 추억이 먼 훗날 아가씨가 되었을 때도 기억날 정도로 행복했으면 좋겠다. 무엇보다도 한국에 온 걸 후회하지 않는 것을. 그들이 공항을 떠나기 전 느꼈던 희망이 꼭 한국에서 싹이 트길 바란다. 간절히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