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에세이

코로나를 대하는 우리의 자세

코로나는 우리 삶을 멈췄다. 중국 우한 지역에서 바이러스가 생겼다는 뉴스를 봤을 땐 큰 감흥이 없었다. 내게 피해를 주지 않을 거란 안일한 생각 때문이었다.  

 불행하게도 이 바이러스는 빠르게 퍼져 한국에서만 7천 명이 넘는 확진자가 나왔고 30여 명이 죽었다. 이 역병이 우리의 삶, 소중히 여기는 것들을 송두리째 바꿔 놓았다.

 사람들은 추운 새벽부터 마스크를 사기 위해 약국과 하나로 마트에 줄을 섰다. 3~4시간 줄을 서는 건 기본이다. 그렇게 해도 손에 쥐어지는 마스크는 두 개 남짓이다. 그것도 못 구한 사람들도 많다. 난 그들을 보면 가슴이 찢어질 거 같다. 그들이 너무도 불쌍하다. 하지만 그들에게 어떠한 해답을 제시하지 못한다. 엄청난 비극이다.

 경제는 어떻게 되었는가. 안 그래도 망해가는 경제에 큰 타격을 입혔다. 사람들은 역병이 무서워 밖을 나가지 않는다. 그러니 돈을 쓰지 않는다. 식당들은 문을 닫았고 그나마도 연 식당들은 상할 수 있는 재료를 소진하기 위해 할인 행사를 하고 있다. 얼마 전 자주 가는 국숫집에 점심을 먹으러 갔는데 나 외엔 손님이 한 명도 없었다. 원래 점심시간대에 사람이 붐비는 곳인데.

 교회에서는 주일날 예배를 드리지 않는다. 정부에서 역병의 전파가 염려되어 종교 집회 중단을 촉구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교회는 유튜브에 설교 영상을 업로드해서 인터넷 예배를 드리는 실정이다.

 나도 개인적인 피해를 봤다. 준비하고 있던 자격증 시험 두 개를 못 쳤다. 시험이 연기됐기 때문이다.

 또한 3월 초에 가기로 했던 도쿄는 한국인 입국 금지로 취소됐다. 도쿄행이 취소됐을 땐 정말 화가 났다. 그 후 5월에 베트남도 못 갔지만...

 

 나는 이 사태로 인간이 얼마나 연약한 존재인 것을 다시 깨달았다.

 정치권은 서로 힐 뜯고 있다. 가짜 뉴스를 전파하면서 어떻게는 표 한 표 더 얻으려고 저질 정치를 한다. 교회는 심판론을 내세우며 불안을 전파하고 있다. 일부 몰상식한 사람들은 중국인 혐오를 일으켜 중국인들에 대한 인종차별을 하기도 한다.

  첨단기술을 가진 인간들이 이 역병 하나에 쉽게 무너졌다. 우리는 이 사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 아직 모른다. 하지만 어떻게 이겨 내야 되는지는 안다. 남을 비난하고 인종차별을 하고 사기를 치는 것이 아니다. 병든 자를 치료하고 위로해야 한다. 어떻게 그들을 치료하고 이 사태를 막을지 고민해야 한다. 이 단순한 방법이 역병을 이길 것이다.  

 

 인류는 셀 수 없는 역병을 겪었고 이겨냈다. 그러기에 내가 커피를 마시며 이 글을 쓸 수 있는 것이다. 인간은 언제나 그랬듯이 해결법을 찾을 것이다. 난 그렇게 믿는다. 아니 곧 우리의 미래다.



 

 

'에세이' 카테고리의 다른 글

미용사가 대단한 이유  (0) 2020.08.21
여행지에서 외국인 친구와 친해지는 꿀팁  (1) 2020.08.21
편지에 관하여  (0) 2020.08.17
설해목  (0) 2020.08.16
행복 리스트  (0) 2020.08.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