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이 여행이 된다는 건 무슨 느낌 일까요? 동남아 라이프가 좀 적응되는 시점에서 전지적 박준혁 관점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3박 4일, 4박 6일... 이렇게 여행을 가면 빡빡한 일정을 소화해야 합니다. 한 곳을 두 번 간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죠. 좋아하는 카페도 맘껏 못 갑니다.
만약에 한 도시에서 일주일, 삼주, 한달 이렇게 있으면 저런 여행을 할까요? 아니죠. 당연히 아닙니다. 장기여행의 가장 큰 장점은 여행에서 일상을 누릴 수 있다는 겁니다. 늦게까지 잠자고 글을 쓰고 카페를 갈 수 있습니다. 다음 날 일정을 걱정하지 않고 새벽까지 바에서 술을 마실 수도 있죠. 지하철, 택시를 타지 않고 자전거를 타거나 도보로 관광지를 볼 수 있습니다. ( 관광지도 아름답지만 관광지를 가는 길이 더 아름다울 경우가 많았다. )
무엇보다도 다시 가고 싶은 곳을 여러번 갈 수 있습니다. 저는 매일 노스게이트 재즈바를 갔습니다. 맛집도 여러 번 갔죠. 치앙마이의 카우보이 족발 덮밥집은 6번 정도 갔습니다. 직원들도 절 알아보더군요.
이렇게 되니 제가 지금 관광을 하고 있다기 보다는 여기서 살고 있다는 느낌이 듭니다. 일상이 창원에서 치앙마이로 옮겨온 거죠. 한국어보다 영어를 더 많이 하게 되고 밥보다 팟타이를 더 많이 먹게 됩니다. 술도 좋은 데이보다 싱하 맥주를... 이제는 그린 슬립 호스텔 침대가 제 자취방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나름 성심껏 저의 느낌을 적었는데 글로는 이해하기 힘드실 겁니다. 직접 겪어봐야 아실텐데. 많은 친구들이 이 느낌을 못 느낀다는 게 슬픕니다.
'베트남 태국 여행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태국-치앙마이) 밥 사주는 멋진 형님 (0) | 2020.09.27 |
---|---|
(태국-치앙마이) 올드시티 야시장에서 산 노트. (0) | 2020.09.20 |
(태국-치앙마이) 치앙마이 도착. (0) | 2020.09.06 |
(베트남-호찌민) 그림 선물. (0) | 2020.09.02 |
(베트남-호찌민) 중년 부부와의 만남. (0) | 2020.08.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