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빠이를 안 가려고 했습니다. 시간도 많이 걸리고 볼 관광지가 적다고 생각었기 때문이죠. 그래도 치앙마이까지 왔는데 다들 가는 빠이를 안 가는 건 뭔가 찝찝했습니다. 생각이 바뀌기 전에 바로 호스텔 주인에게 도움을 받아 빠이행 티켓을 끊었습니다.
빠이 여행은 처음부터 삐걱거렸습니다. 예약했던 숙소로부터 갑작스럽게 취소 통보를 받았습니다. 주인이 한국인이었는데 갑자기 한국에 갔다는 이유로... 숙소를 다시 구하긴 했지만 마음에 들지는 않았습니다. 화장실과 샤워실이 야외에 있고 조식이 없었기 때문에.
가는 길도 험난했습니다. 호스텔에서 버스를 타는 곳까지 트럭으로 이동하는데 이게 정말 힘들었습니다 30분 정도 치앙마이 곳곳을 돌며 손님을 태웁니다. 조그만 트럭 짐칸에 열명이 넘게 탄채. 사람도 많지만 짐도 많아 정말 쥐포가 되는 줄 알았습니다. 땀 냄새는 어찌나 나던지. 덴마크에서 온 여자애는 이 분위기가 좋다며 혼자 춤을 추며 담배를 폈습니다. 슬리퍼를 던져버리고 싶더군요.
빠이 가는 길은 악명이 높습니다. 편도 3시간이 걸리고 커브길만 700가 넘죠. 긴장은 했지만 이 정도로 힘들 줄 몰랐습니다. 평소 멀미를 잘 안 하는데도 멀미가 심하게 와 무척 힘들었습니다. 자리는 또 어찌나 좁던지. 휴개소에 내렸을 때는 제대로 걷지도 못했을 정도였죠.
그래도 옆자리 굉장히 미인인 프랑스 누님들이 앉아서 좋았습니다다. ( 치앙마이로 돌아갈 때도 옆자리에 앉았다. ) 나한테 뭐라 영어로 말을 걸었는데 멀미 때문에 제대로 듣지도 못했습니다. 참 아쉬었습니다.
지옥의 3시간이 흐르고 빠이에 도착했습니다. 빠이의 첫 느낌은 평화 그 자체였습니다. 남해와 비슷한 느낌이랄까? 생각보다 시골이더군요. 도로도 제대로 정비도지 않은 작은 동네. 관광지도를 보니 생각보다 관광지는 많았습니다. 예쁜 카페도 곳곳에 있었고요. 물가도 치앙마이 보다 더 쌌습니다. 장기 여행자에게 잠시 쉬어 가기엔 최적의 곳이죠.
특히 빠이는 서양인들이 굉장히 많습니다. 야시장을 나가보면 80프로 이상일 정도로. 또한 히피들의 천국이라고 불리듯이 많은 자유로운 영혼들이 있습니다.
사실 그들이 히피인지 아닌지 확인할 방법은 없습니다만. 키크로 잘생기고 예쁜 서양인들이 거덕데기 옷에 긴 머리를 날리며 땅바닥에 앉아 팟타이를 먹으면 그게 히피 아닌가?
장기간 여행에선 중간에 쉬는 곳도 있어야 합니다. 며칠은 이곳에 머물며 좀 쉬어야겠습니다. 슬 지쳐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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