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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태국 여행기

(태국-방콕) 여행을 끝내며

 마지막 날에는 갈까 말까 고민했던 담넌사두억 시장을 갔습니다. 크게 볼거리,, 살 거리는 없습니다. 시간이 없으시면 굳이 안 가셔도 될 만큼. 그래도 한국에는 없는 수산 시장을 경험해보고 싶다면 추천합니다.

 금방이라도 반으로 쪼게 질 거 같은 나무 배를 타고 수산 시장을 도는데 그다지 유쾌한 일은 아닙니다. 물은 더럽고 간혹 구입을 강요하는 상인을 만나면 짜증이 나기도 합니다. 제일 짜증나는 점은 큰 구렁이를 가지고 사진 장사를 하는 상인들입니다.. 지나가는 저에게 구렁이 체험을 해보라고 구렁이를 제 옆으로 밀던데 정말 기절하는 줄 알았습니다.

 밤에는 카오산로드를 어슬렁 거리다가 일찍 호스텔로 들어와 짐을 정리했습니다. 기내 수화물이 15kg라 넘으면 안 되니 세면 용품이나 모기약은 옆 침대에 있는 중국인 여자애에게 줬습니다. 무척 고마워하더군요. 저의 첫 중국인에 대한 호의였습니다.

 택시를 타기 전 다시 나와 팟타이를 먹었습니다. 태국에 와서 팟타이를 정말 많이 먹었습니다. 모든 식당이 맛있었지만 제일 맛있던 곳은 카오산로드 입구 첫 번째 노포이다. 물론 이름 없는 가게다. 굳이 먹고 싶지는 않았지만 한국에 가면 10000원짜리 팟타이를 먹어야 된다는 생각에 꾸역꾸역 입으로 넣었습니다. 그렇게 여행을 마쳤습니다

 

 울지 않고 이 글을 쓸 수 있어 다행입니다. 한국을 떠날 땐 걱정을 하며 글을 썼는데 이제는 홀가분 한 마음으로 씁니다.

 출발 시간이 남아 공항 카페에 앉아있습니다. 생각해보니 늘 여행의 시작과 끝을 카페에서 보냈던 거 같군요. 시간도 남았으니 짧게나마 이번 여행에서 얻은 점을 기록해야겠습니다.

 

 한 달 반의 여행을 하며 제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어떤 사람인지를 알게 됐습니다. 물론 얼마나 부족한 인간인지도. 특히 영어 실력이. 여행을 하면서 외국인과 의사소통은 크게 문제가 없었지만 깊이 있는 주제로 대화를 나누지는 못했습니다. 크게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잘 쓰지는 않았지만 여행 에세이도 마무리했습니다. 여행을 하면서 그때그때 느낀 생각을 기록했습니다. 기록하니 더 세밀하게 관찰하고 저를 되돌아볼 수 있게 해 줬습니다. 확실한 건 sns에 사진과 형편없는 글을 올리는 것보단 이 여행을 더 오래 기억하게 해 줄 거 같네요. 글을 정리해서 책도 출판할 생각입니다.

 한달동안 저는 걱정하지 않으며 살았습니다. 물가가 워낙 싸 크게 돈 걱정도 없었습니다. 매일 처음 만나는 사람들이니 인간관계에 대한 고민도 없었습니다. 장기 여행이니 당장 내일 무엇을 해야 된다는 압박감도 없었습니다. ! 이렇게 적으니 정말 천국에 있었네요.

 제일 생각나는 건 여행 중 만난 좋은 인연들입니다. 베트남 여행 내내 저를 도와준 따오 누나와 딴 형님, 노천 술집에서 한국인이 좋다고 술을 사주던 호찌민의 여대생들, 호스텔의 스텝들... 평생 잊지 못할 겁니다. 그들을 또 만나러 이 땅에 다시 올 겁니다. 진심으로 그들의 꿈이 이루어지길 기도합니다.

 어쩌면 제 인생에 이번 처럼 긴 여행을 혼자 못 갈 수도 있습니다. 슬프네요. 하지만 분명히 전 어딘가로 꼭 떠날 것입니다.

 

 다시 한번 제게 잊지 못할 추억을 준 베트남, 태국과 여행 중 만난 친구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합니다. 그리고 나의 동행자 아이폰 xs 도 수고했다.

 방송에서 부산행 제주항공 탑승 안내 방송이 나오네요. 이제는 글을 마치고 한국으로 가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