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를 내리자마자 "와 졸라 춥네"라고 저도 모르게 입 밖으로 나왔습니다. 부끄럽습니다. 더운 나라에 오래 있어서 그런 저 날씨가 적응이 되지 않네요. 감기에 바로 걸릴 거 같습니다.
공항에서 긴팔로 옷을 갈아 입고 저도 모르게 출국장 쪽으로 갔습니다. 다시 떠나고 싶다는 마음이 간절했습니다. 시간과 돈만 있으면 다시 티켓을 끊고 베트남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제가 지금 타야 할 건 창원행 공항버스뿐이네요. 지금 이 순간 제일 부러운 사람은 출국하는 사람들 입니다.
마산역에 도착하고 중국집으로 갔습니다. 김치찌개, 된장찌개도 아닌 짜장면. 짜장 소스와 노란 면발 그리고 시뻘건 고춧가루가 어우러진 짜장면이 너무 먹고 싶었습니다. 이렇게 보면 입맛은 진짜 친중파.. 아 아닙니다..
실망스럽게도 맛은 없었습니다. 맛있었으면 가게 이름을 적어서 독자분들께 보여드려겠지만. 이게 한국에서 만든 짜장면이 맞나 할 정도로 맛없었습니다.
택시를 타고 자취방으로 갔습니다. 택시 밖 풍경이 어색하더군요. 차보단 오토바이가 많아야 할 거 같고 고층 건물 대신 긴 야자수가 있어야 될 거 같은데. 방에 도착하니 낯선 느낌이 더 들었습니다. 한기가 돌았고 바닥은 식은 아이스 커피마냥 차가웠습니다. 책상 위에 화분은 잎을 떨구며 죽어 있었습니다.
짐을 정리하고 대청소를 했습니다. 선물은 누구에게 줄 건지 고민해서 분류하고. 이렇게 하니 좀 저의 집처럼 보이더군요. 씻고 침대에 누우니 깊은 안도감이 느껴졌습니다. " 아 건강히 잘 다녀와서 다행이구나"
여행이 끝나니 이제 훈련소라는 큰 산이 남았습니다. 막막합니다. 굉장히 두려워지더군요. 이럴 땐 잠을 자야 됩니다. 전 아주 깊은 잠을 오래 잤습니다.
'베트남 태국 여행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태국-방콕) 여행을 끝내며 (0) | 2020.12.08 |
---|---|
(태국-방콕) 귀국 후 계획 (0) | 2020.12.06 |
(태국-방콕) 고양이와 있으면 글이 잘 써지는 건 과학적 사실이다! (0) | 2020.11.22 |
(태국-방콕) 수네타 호스텔 고양이들 (0) | 2020.11.19 |
(태국-방콕) 싸와디깝! สวัสดี 방콕! (0) | 2020.11.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