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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태국 여행기

(태국- 치앙마이) 머리를 자르다.

 나는 가지 않던 미용실에서는 절대 머리를 자르지 않는다. 늘 다니는 미용실이 정해져 있다. 이사를 갈 때만 다른 곳으로 간다. 특별한 일이 없는 한 미용실을 바꾸지 않는 게 나의 철칙 중 하나다. 이 철칙은 치앙마이에서 깨졌다.

 보통 한달에 한 번씩 이발을 꼭 한다. 매달 20일. 하지만 여행을 하면서 한 달이 넘어가고 머리가 너무 길어 지저분 해졌다. 앞머리가 길어서 눈에 찌르는 정도까지 왔다. 정말 짜증 났다. 무엇보다도 날씨가 더워서 시원하게 이발을 하고 싶었다.

 그런 생각을 하면서 님만해민 시내를 걷고 있는데 컷트 가격이 단돈 100밧 밖에 안 하는 미용실을 발견했다.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과연 거기가 잘 자를까?"라는 의문을 품었겠지만 나는 아무 생각 없이 그곳에 들어갔다. 들어가서 의자에 앉을 때 의문이 들기 시작했다. 때는 이미 늦었다. 그렇게 나의 첫 해외 이발 사건이 시작됐다.

 미용사는 영어를 못했다. 혹시 일본어를 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일어로 말했는데 역시나 몰랐다. 포기하고 번역기로 너무 짧지 않게 적당히 다듬어 달라고 부탁했다. 여러분도 아시겠지만 세상에서 제일 어려운 일은 적당히다. 

 다행히 미용사가 센스있게 내가 원하는 적당한 길이를 지켜줬다. 한결 깔끔해졌다. 더구나 시원하기까지. 100밧 치고는 꽤나 멋진 스타일을 만들어줬다. 100밧에 팁을 조금 더해 가격을 지불했다. 미용사가 태국어 뭐라고 웃으며 말했는데 못 알아들었다. 아마 좋은 말이겠지.

 오늘의 교훈! 때론 소소한 일탈이 소소한 추억을 만든다!

 

 

귀국하니 내 머리가 이상하구나를 느꼈다.